열받아서 쓰는 공군이야기

조회 수 609 추천 수 0 2007.03.23 00:21:44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05&article_id=0000273658§ion_id=100§ion_id2=267&menu_id=100

이번 KF-16 추락사고로 공군의 정비문제가 엄청난 이슈가 되고 있다. 400억 짜리 전투기를 정비하는데 대충대충 했다는둥, 총체적인 부실이라고 하는둥.. 별별 소리가 다 들려온다. 과연 공군의 정비체계, 무엇이 문제일까?


하나. 잘하면 본전 못하면 병신

공군의 정비작업은 한마디로 잘하면 본전 못하면 병신취급이다. 사실 정비사들입장에서는 잦은 조출에 매일 야근이 쉬울리 없다. 사병으로 근무하는 병사들이야 2년 3개월이면 끝나니 별 상관은 없다해도 먹고살아야 하는 정비사들이 그런게 쉽나. 그런 정비사들은 정비업무만으로도 고생을 많이 하는데 정비의 '정' 자도 모르는 정비장교들은 대체 뭐하는 존재들인지 정비사들을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다. 하긴 행정장교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정비담당을 하려니 머리엔 당연히 쥐가나지. (하기사 공군에 넘쳐나는 조종장교들때문에 다른 장교들이 장교취급 못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니..) 그런 장교들은 정비도 모르면서 잔소리는 굉장히 심하게 해댄다. 그 윗대가리들도 더더욱 정비에 대해 모르는데 별 희안한 지시는 다 내려오고. 사실 부사관만 정비하는건 정말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 실무는 부사관이 다 하는데 실무를 알지도 못하는 장교가 지휘라니. 거참.


둘. 늘어가는일, 줄어드는 인력.

내가 근무했던 2년 4개월(난 2년 4개월 했다. 아는 사람은 대충 기수를 추측할수도) 동안 일이 줄어드는 경우는 단한번도 못봤다. 어떤일이든 그렇겠지만 이건 좀 도가 지나치다고 해야 할까. 심심하면 TCTO에 일시검사에... 누굴 죽일일있냐? 그래놓고 정비사 TO는 날이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반 사병은 그렇다치고, 정비를 해야할 부사관 인력을 줄이면 정비사들은 일에 치여 살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거냐? 하긴 TO를 정하는 인사담당이야 정비와는 담쌓은 먼나라 사람이긴 하지만.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나는 제대말년에 왠 재물조사에 걸려 개고생했는데 신병이 너무 안와서 입대후 1년10개월만에(제대 6개월 남기고) 직무대행자 후임 받았다. -_- 이러니 직무 인계도 안되는건 당연하고.. 뭐 하고 싶은 생각도 없더라. 이 자리를 빌어 말년병장의 꼬장을 힘들게 받아냈던 이성준 일병(넌 내기억에서 영원히 일병이다-_-).. 이 녀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셋. 보급체계의 문제

이건 진짜 심각한 문제인데, 보급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정비부서로 오는 항공기 자재나 의류같은 보급품이나 급양중대로 들어가는 식료품이나 똑같이 취급한다. 하지만 항공기 자재의 경우 없으면 작전중지이기때문에 우선적으로 보급해줘야 하지만 아무리 보급부서에 말해도 소귀에 경읽기다. 오죽하면 맨날 보급대에 직접가서 내가 물건을 뒤지고 있었을까? 제대할때쯤엔 석찬이가 보급대에 있어서 많이 부탁했었지만 그래도 많이 답답했었다.

보급 체계중 가장 한심했던게 내가 복무하던중 일어났던 자금바닥사건이었다. 각 대대별 예산이 멀쩡하게 잡혀있는데도 신청이 안들어가길래 보급창까지 전화해봤었는데, 알고보니 보급창에서 몇년전부터 자금을 조금씩 땡겨쓰다가 그해 6월, 자금이 빵꾸났던 사건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물건이 안들어왔는데 난 그때 반장님한테 엄청 갈굼당했다. 신청해놓고 내가 할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해놨지만 그래도 소용없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그렇다고 작업이 진행이 안되면 욕먹는건 정비사였었지. 이럴땐 사정 알지도 못하는 정비장교가 헛소리를 하곤 하는데... 그땐 정말 많이 참았었다;;


마무리.

공군 예비역 병장으로서 느끼는거지만, 분명 뭔가 잘못되있다는건 느껴지는데 이건 쉽사리 해결될만한것도 아닌거 같다. 정비사좀 늘리고 정비장교도 정비를 해봐야 좀 알텐데. 하지만 공군내에서 귀하신몸인 조종장교가 마인드를 바꾸지 않는한 정비체계도 바뀌지 않는다. 아직까지도 정비사를 무시하고 막 대하는 조종사도 있다고 한다. 조종과 정비를 상관과 부하가 아닌 같은 위치에 놓고 작업을 해야 그래도 많이 수월해지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 한마디.



정비사는 무슨 철인이냐?

주위에서 도와줘야 뭘 할거아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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