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소식

조회 수 1586 추천 수 0 2010.08.03 22:49:54
그녀를 처음 보았을때는 너무나도 작고 약해보였던, 그저 스무살의 풋풋한 소녀였다.
선배들 조차도 대놓고 호감을 보였을 정도로 연약하고 순수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모두들 힘들게 고생했던 그 순간, 가장 먼저 쓰러질거 같던 그녀는 가장 독하게 버텨냈다.

그리고 하나둘씩 포기하고 떠나가던 사람들 속에서도
그녀는 끝끝내 버텨냈고, 그 자릴 지켰다.
내가 비겁하게 회피하던 그 순간에도, 그녀만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항상 그녀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혼자 남아있던 순간에도 외면했던, 나의 어리석은 행동때문에.
그래서 그녀를 보면 항상 미안했고, 걱정이 되었고, 꼭 잘되길 빌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미안함 때문에, 오랫만의 안부전화도 걸수 없게 되었고, 그저 몇년에 한번씩
특별한 일이 있다면 얼굴 보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얼굴을 본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오랫만의 안부 끝에 지나가는 말로 나에게 한마디를 한다.

"나 결혼해"


최근에 결혼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예외없이 인상이 찌푸려졌었는데.
그녀의 소식은 예외였다. 아마도 메신저가 아니었다면, 직접 만나서 들었거나
전화였다면, 아마도 내 기분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겠지.

눈물날정도로 기뻤다.
그녀만큼은 무슨일이든 잘되길 빌었으니까.
그녀의 즐거운 소식에 나는 즐거운 웃음을 짓게 되었다.


미선아 축하해.
세상 누구보다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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