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구

조회 수 486 추천 수 0 2006.08.21 23:25:58
어렸을적의 난 3이란 숫자를 굉장히 좋아했었다.
3번을 좋아했고, 3과 관련된거라면 모두 쫓아 다녔다.
어쩌면 그래서 축구보다는 야구를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경고 두번이면 퇴장당해버리는 축구보다는 3스트라이크, 3아웃의 구조를 가진 야구를 더 숭배했다.
그래서 요즘의 나도 최대한 3번은 참는다.

내손을 떠났던 첫번째와 두번째 공...
내심 홈런을 맞아주길 바라며 던졌다.
배팅볼이나 다름없는 한 가운데 느린직구.
당연히 받아치리라 생각했던 공은 두번의 헛스윙으로 끝났다.
그리고 나는 세번째 공을 던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굳이 맞아주고 싶다는 느낌이 없다.
한 가운데 느린직구가 아닌 내 모든것을 건 절묘한 컨트롤의 변화구.
이게 지금 나의 선택이다.


이젠, 그따위 배팅볼 따윈 던지지 않아.
쳐볼테면 쳐봐라.
내가 할수있는건 다했고,  이젠 결과는 너에게 달려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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